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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망명객들 ‘이제 어디로…’ 중, 돈의 힘으로 네팔 국경 통제

karuna           조회수 1,816
2013.05.05 14:21


지난 2월13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반대하다 분신한 티베트인들을 추모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트만두/AP 뉴시스

‘경제 지원’ 카드로 네팔과 밀월
자체 국경 단속도 대폭 강화
망명자 몇년새 1/10로 줄고
네팔 내부 반중 활동도 된서리

1천년 넘게, 이 길은 생존을 위한 교역의 통로였다. 카라반 상인들은 티베트 창탕고원에서 야크에 소금을 싣고 눈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네팔로 향했다. 중국 윈난성-쓰촨성-티베트-네팔-인도로 이어지는 5000km의 ‘차마고도’에서 티베트와 네팔 사이 국경지대는 가장 험난한 코스에 속한다. 1950년대 말부터, 이 길은 망명자들에겐 희망의 약속이었다.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매년 수천명의 티베트인들이 이 길을 거쳐 네팔에 도착했고, 이곳에 아예 눌러앉거나 인도·미국 등으로 새 삶을 찾아 떠났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이 길의 끝엔 자유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매서운 감시와 통제가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년새 네팔의 국경지대에서 티베트의 반정부 인사들을 추적하고, 이곳에 정착한 수만명 티베트인들의 정치 활동을 진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네팔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의 바탕엔 ‘돈의 힘’이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와 경계지역인 무스탕에 매년 5만달러어치의 식량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제 원조, 전문인력 파견을 비롯해 부처의 탄생지로 알려진 룸비니 등 불교 성지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인도·중국과 국경을 맞댄 최빈국 네팔은 두 나라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로 생존을 모색해 왔는데, 최근엔 ‘퍼주기 외교’에 나선 중국과 밀월관계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의 저항이 거세진 2008년부터 네팔에 공을 들여왔다. 티베트인들이 정치적 자유를 외치며 잇따라 분신하자 중국 정부는 티베트 자치구는 물론 네팔 국경 일대까지 통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이전엔 매년 2000~4000명 정도가 국경을 넘었지만 2011년엔 800여명, 지난해엔 400여명으로 줄었다. 네팔 정부도 티베트인들의 정치적 움직임을 탄압하는 등 중국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 2월 티베트 승려인 드루프첸 체링(25)이 카트만두에서 분신자살하자, 네팔 정부는 그의 주검을 돌려달라는 티베트인들의 요구를 내치고 밤에 몰래 화장한 뒤 그를 기리는 행사를 금지했다. 지난해 1월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의 방문 때엔 반정부 시위를 막는다며 티베트인 수십명을 구금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때 네팔에 3년 동안 11억8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네팔 정부는 미국 정부가 망명지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도, 미국으로 망명하기로 돼 있던 티베트 난민 5000여명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네팔인들이 티베트로 가는 것도 쉽지 않다. 티베트와 접경한 네팔령 무스탕 왕국은 주민 대다수가 티베트불교 신도로, 예전엔 왕의 서한을 소지하면 국경을 넘어 티베트의 카일라스산을 순례할 수 있었지만 이젠 불가능하다. 무스탕 왕국 왕자인 지그메 싱기 팔바르 비스타는 “카일라스산은 티베트불교에선 영혼의 빛과 같다. 우리는 순례객에게 국경을 열어달라고 네팔 정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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