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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오마이뉴스 - 한국인에게..(평화,비폭력,자비,인권에 대한 가르침)

빼마           조회수 2,573
2004.12.05 12:50


방한거부를 계기로 본 달라이 라마의 모든 것 4
가르침 - 평화, 비폭력, 자비, 인권

윤승환기자

한국인에게 - 진리를 좇는 사람의 자세

많이 배우거나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한 마음입니다. 마음에는 반드시 진지하고 자비로운 발원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항상 자비심에 바탕을 둔 선한 마음을 일으키라고 말해왔습니다. 이것은 바로 대승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자비심은 지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물론 지혜라고 일컫는 것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비어있는 것, 즉 공을 바르게 이해하는 지혜입니다. 우리가 수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도 공을 이해하는 지혜와 자비심입니다. 저는 이점을 한국의 형제자매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비폭력입니다. 비폭력이란 무엇입니까? 단순하게 말하자면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비폭력의 핵심은 우리의 자비심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자비심이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비폭력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비폭력을 실천해야 합니까? 그것은 바로 세상의 모든 것이 인연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연기법에 의하면 나의 미래와 다른 사람의 미래는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행복해지려면 반드시 남의 행복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비폭력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불교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폭력과 살인, 증오가 난무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대는 더욱 비폭력에 대한 불교의 가르침이 주목돼야 합니다. 예를 들면 현대과학에서는 연기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에서는 연기법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제 무엇인가가 변하지 않고 존재한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동안은 영구불변한 실재가 존재한다고 인식돼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항상 존재하는 어떤 것보다 서로가 상호관계를 갖고 작용하고 있는 그 무엇을 찾는 것으로 과학의 탐구 대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서로가 연관을 갖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여러 가지 것 때문이라는 점에서 어떤 것이든지 절대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것이 요즘 현대과학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불교의 연기법과 현대물리학의 양자론, 공에 대한 가르침에는 서로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공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것에 의존해서 어떤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무엇이든지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이런 점에서 불교의 연기론과 현대 과학이 현상을 인식하는 방법에는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가올 21세기를 위해서 불교의 가르침을 주목한다면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고, 여러가지로 유용할 것입니다.

이번 세기는 분명히 폭력과 유혈의 시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사용했던 방법들은 늘 새로운 문제를 일으켰고, 심지어 더 많은 위기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폭력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지금, 인류는 비폭력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감과 인권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더 있어야 합니다. 다행하게도 그러한 흐름이 생기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중동을 보십시오. 아직도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지만, 대화와 비폭력주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21세기를 대화와 비폭력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불교 연기론에 입각해서 다른 사람의 입장과 견해를 존중하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물론 전 세계가 어떤 한가지 가르침이나 종교만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실제로 세계에는 여러 가지 가르침과 종교가 필요합니다. 그 속에서 여러 민족과 사람들이 각자 알맞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꿔서 자기 주장대로 억지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닙니다. 특정한 주장을 지나치게 선동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일은 반드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든 아니든 개인의 권리에 따라 자신의 믿음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그만입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종교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비로소 종교간에 진정한 조화와 발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저의 희망이며 소신이고, 이러한 생각들을 한국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타보사 창건 1000주년 기념 인터뷰 - 1996.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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