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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2005년문화이슈전망-달라이라마방한

빼마           조회수 2,294
2005.01.12 09:54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달라이라마의 본명은 텐진 갸초다. 1935년 5월 티베트 북동부 타스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티베트 정부로부터 제13대 달라이라마의 환생으로 인정받아 다섯 살 나이에 14대 달라이라마로 등극했다.

그는 1959년 중국의 무력 탄압을 피해 인도로 망명한 이후 티베트의 자치권 반환을 세계 여론에 호소하는 한편 티베트 민족의 정신적ㆍ정치적 지도자로 비폭력 평화주의에 입각한 독립운동을 주장하며 다양한 종교와 문화권 간의 상호 존중과 이해를 강조해 오고 있다.

`달라이라마'가 티베트어로 `지혜의 큰 바다', `큰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뜻을 가진 것처럼 그는 세계인들이 모두 인정하는 평화주의자이자 세계인의 정신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다.

2005년을 앞두고 달라이라마의 방한 성사가 문화계의 커다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오면 올해 각종 정쟁과 반목으로 얼룩졌던 우리 사회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이 퍼져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불교계는 이를 통해 불교의 위상 제고와 포교 확대라는 가외수입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달라이라마의 방한 추진은 그가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부터 거의 주기적으로 있어 왔다. 그동안 성사되지 못했던 이유는 중국과 외교마찰을 우려한 정부의 불허 방침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때는 방한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초청장까지 인도 북서부 다람살라에 소재한 티베트 망명정부에 전달했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이라마 방한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어 내년에는 성사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그동안 다소 소극적이었던 불교계가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달라이라마의 한국 내 제자인 진옥(전남 여수 석천사 주지) 스님은 시민ㆍ불교단체들과 연대해 내년 1월 방한추진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이 반대했던 것에 비해 현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은 공석에서 여러 차례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내년의 중점 사업으로 삼고 진옥 스님의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달라이라마도 "그동안 못 들어간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내년 석탄일에 방한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밝혔다. 달라이라마 비서관인 텐진 타클라는 지난 11월 말 연합뉴스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국정부에 불편함을 끼치지 않고, 또 비자가 발급된다면 지도자(달라이라마)께서 2005년 한국 방문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인을 위한 달라이라마의 대중법회를 열었던 진옥 스님도 "달라이라마는 해인사 팔만대장경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팔만대장경에 꼭 참배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정부 측도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8월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은 상황이 되면 고려할 사항"이라고 밝혔고,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 "한국 정부가 중국과 외교문제를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와 연관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한국 내에 반중(反中) 정서가 형성된 점도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적대관계에 있는 중국마저 사랑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독특한 카리스마로 감화시킨다는 달라이라마. 그의 한국 방문이 이뤄질지가 일반인 사이에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anfou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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