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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 [사진] 대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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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빼마 작성일05-01-03 17:14 조회3,55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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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라면 전주에서 우리는 논산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논산-공주 도로는 고속도로 못지 않게
차량도 많고 위험해서 우리는 대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주에서 대전으로 가는 방법중에서는
대둔산이라는 산을 넘어가는 길이 가장 짧아 보였고
당연히 가야 할 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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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골재, 그야말로 '재'를 넘는다는 것은
도심가의 두배는 힘이 드는 일이였다.
왜 거북이처럼 가라고 했는지 사실 차도 많이 다지니 않는 길에
그토록 큰 이정판을 세워두었는지
알만한 길이였다.

숨이 턱 밑까지 헉헉 차올랐다.

그동안 다리는 아프고 숨은 차 오를 일이 없어
때로는 머리 따로 다리 따로인 내 사지의 주인이 각각 다른 것만
같아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상상도 하곤 했었는데
말골재를 넘을때는 온몸, 온 호흡을 다해
내가 지금 걷고 있다는게 실감났다.

그래서 숨은 차 오를지언정
신났다. 걷고 있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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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쳐봤을때
우리는 물이 필요 없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땀이 안나 오히려 화장실 가는게
문제라면 큰 문제였다.

오히려 차가운 물 보다는 따뜻한 커피 한잔이
우리를 위로했다.

그런데 이날은 그 흔한 주유소 조차 보이질 않았고
종종 나타나는 동네는 꼭 빈 것만 같았다.

꼭 이럴때면 물이든 콜라든 뭔가 마시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정말 간만에 나타난 가게였다.
가게, 수퍼, 담배 뭐하나 이 집이 가게라는 증표는 없었다.

그저 빼꼼히 열린 문 사이로 콜라캔이 있고 쵸코파이가 보이는 것 이외에는.

사람도 없다. 열심히 사람을 찾아 보았지만
주인은 대담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문만 열어 놓고 한참을 불러도 나타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자세히 보니 어쩌면 이건 가게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구멍가게라고 해도 그 흔한 아이스크림 냉장고도
하나 없고 우유 냉장고도 없다. 툇마루에 물건 몇개 널려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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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대둔산 등산 입구에서 자고 일어난 날은
올해 들어 가장 춥다던 날이였다.

어쩐지 춥더라.

하지만 파아란 하늘과 그림같은 산.
그 어느 날보다 맑은 날이였다.

국토 종단중에 가장 좋았던 코스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대둔산 코스를 꼽을 것이다.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는 까마득히 잊고
마치 하루 산책 나온것 마냥 가벼운 날이였다.


댓글목록

찬이님의 댓글

찬이 작성일

마지막사진 올인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