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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여름과 가을 사이 ] 한국 록빠 소식 2

티벳록빠           조회수 88
2018.09.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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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보다 더운 바람이 더 많이 불던 날 제임스가 뚝딱하고 소금라씨를 만들어주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지기 모두가 곧 다가올 여름이 얼마나 더울 지 조금도 예상하지 못 하고

'라씨를 먹고 있으니 곧 여름이 올 것 같아요' 라며 호호 웃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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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커리를 가장 많이 먹지만 종종 이렇게 분식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한다.

이날은 서대문의 자랑, 서대문의 명물 영천시장에서 조달한 주전부리들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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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텃밭지기들이 열심히 심었던 씨앗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감자, 상추, 민트, 바질, 완두콩 등등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인데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모두 무럭무럭 자라 가게 마당을 초록으로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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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고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식재료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주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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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날은 샵으로 나가 바닥을 쓸고 물건들을 닦으며 손님들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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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면 꼭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쓸어서 계산을 하고 말 거라고 다짐을 하며

열심히 가게를 지켰다. 소일거리로 포장지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한두분씩 가게 안으로 들어

오시는데 이 물건 저 물건 들춰보며 설명을 요구하시는 분도 있고 있는 줄도 모르게 조용히 계시다가 

계산을 부탁하시는 분도 있고 나도 모르는 구석까지 카메라에 담는 분들도 계신다.

이게 무엇이냐 물어보시는 분들께는 온힘다해 설명을 해드리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아 역시 장사는 

안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급하게 혜윤 매니저 님을 호출하는 게 흔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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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포장지나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보면 가게 안에서 시간 맞춰 간식거리도 챙겨주신다.

꿀보직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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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책꽂이가 비바람을 견디지 못 하고 망가지고 말았는데 솜씨 좋은 지기분이 뚝딱하고 새 책꽂이를 

만들어주셨다.이렇게 가게 곳곳에 지기분들이 슥 하고 채워주신 것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록빠' 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자신이 가진 걸 친구를 돕는데 나누어 줄 줄 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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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인내의 시간을 거치고 나면 꼬박 반나절동안 만든 커리의 무게를 재고 맛을 본다.

들어가는 양파나 토마토의 상태가 좋을 땐 대체로 평이 일치하는데 그렇지 않을 땐 반반의 확률로 평가가 갈리고는 한다

가끔 굳이 말을 안 해도 표정으로 '오늘은 입에 맞지 않으신가보다' 하고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우리가 결코 적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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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와 싸우며 정신을 조금 놓고 양파를 볶던 와중에 귀여운 고래가 보여 한 장 찍었다.

(잘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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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제임스표 남인도식 커리를 먹었던 날.

서로 식탁 앞에서 입 모아 칭찬하고 게 눈 감추듯 그릇을 싹싹 비웠다.

월요 커리지기의 특권이란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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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날은 여름별미 콩국수를 먹었다. 각자 기호에 맞춰 설탕과 소금을 뿌리고 호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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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은 유독 덥고 더웠다. 바깥의 더위와 주방의 열기 앞에서 모두가 맥을 못 추고 있자

혜윤 매니저 님이 임시방편으로 얼음바구니를 내어주셨다. 무더위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지만 다들

생명줄이라도 잡은듯 품에 안고 머리에 얹으면서 어서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주방 한켠에선 아이스짜이가 한창 끓고 있는데 이렇게 다른 무언가를 할 

정신이 있는 걸로 보아 여름도 끝나가고 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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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자락에 좋은 기회로 사직동에 다시 돌아와서 짧은 봄과 정말 무더웠던 여름을 나고 반년동안을

돌아보는 글을 쓰려니 감회가 새롭다그리운 건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란 문장이 떠오른다. 나도, 함께

했던 지기들도 모두 변할테지만 마냥 짧지만은 않은 시간동안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일테니 앞으로 사는 동안 두고 두고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커리지기 목요지기 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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