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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가을에서 2019' 봄] 다람살라에서 온 편지

티벳록빠           조회수 224
2019.05.28 18:20


마치! 로셀, 마치!

탁아소 자원 활동가들에게 짧지만 유용한 티벳어 몇 마디를 꼭 가르쳐 준다. 

그 중에서 가장 사용하지 않았으면 싶지만, 자원 활동가들이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한 마디가 있다면 바로 마치! 이다.

하지마! 로셀,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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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셀은 현재 탁아소에서 가장 기운 센 아기이다. 어찌나 기운이 좋은지 자기 키 만한 높이의 창문턱을 

두 손으로 잡고 훌쩍 발을 올려 창문턱을 딛고 선다. 그리고는 마치 원숭이마냥 창문 틀을 두 손으로 잡고 

기어 오르기 시작한다. 너무도 빠른 시간에 일은 벌어진다. 히말라야의 기운을 타고 난 아기임에 확실하다. 

기운도 세고, 여기 쿵, 저기 쿵,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야말로 돌진이다.

다른 아기들의 장난감을 뺏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때리고 물고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다. 

하루 종일 아가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로셀을 돌보는 것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일 정도다.

말이 통하지 않는 자원 활동가들 입장에서는 마치! 라는 말 밖에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그 속이 얼마나 답답할까?

호주에서 상담가로 일하는 수잔 역시 똑같은 고민을 했고,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우선 장난감이 좀 더 충분하면 어떨까? 그러면 덜 싸우지 않을까? 수잔은 두 달 동안 일하면서 아가들에게

부족하다 싶었던 장난감을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내게 "Emotional coaching" 이라는 자료를 보여 주었다.

아가들이 싸울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며 탁아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예로 들어 비영어권 자원 활동가나

탁아소 선생님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영어로 편집을 한 자료였다.

4번째 주 토요일은 아가들이 오지 않는 토요일이다. 주로 선생님들이 탁아소 환경미화를 하거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이 날 자원 활동가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Emotional coaching" 워크샵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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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coaching" 은 육아뿐 아니라 관계에 있어서도 유용한 방법이다. 그런데 하루 종일 수십번의 기저귀를 갈며

서른 명의 아가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에게, 언어도 통하지 않는 자원 활동가들에게 차분히 아가 한 명 한명에게 집중하며 

소통해 달라고 기대하기는 쉽지않다.한 번의 워크샵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성과는 있었다. 자원 활동가들이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 선생님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그저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둘러싸고 공감이라는 물결이

잔잔히 흐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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